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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마이너] 폭염 ‘자연재난’으로 지정했지만, 대책은 오히려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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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누리평생교육원 작성일19-08-01 11:55 조회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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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자연재난’으로 지정했지만, 대책은 오히려 거꾸로
    기온만을 기준으로 대책 세울 게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폭염대응매뉴얼과 폭염대책, 주거취약계층에게는 무용지물… ‘주거 중심’ 대책 마련 촉구도
     
    등록일 [ 2019년07월26일 20시5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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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인권위원회가 ‘혹서기 인권취약계층이 살아내는 서울의 삶’이라는 주제로 23일 서울시청 본청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박승원   
     

    지난해 9월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폭염 대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주거취약계층, 옥외노동자, 노인빈곤층 등 무더위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인권위원회가 ‘혹서기 인권취약계층이 살아내는 서울의 삶’이라는 주제로 23일 서울시청 본청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폭염이 인권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영향과 한국 사회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와 인권활동가들은 폭염에 대한 영향은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는 점을 짚고, 주거취약계층에게는 ‘주거 개선’을 중심으로 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채여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 대구 온열질환 발병률 높지 않아, 폭염은 기온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영향받아

     

    채여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여름인 8월 1일 서울 강북 기준으로 41.8℃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며 온열질환으로 직접 사망한 사람만 48명이라고 밝혔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장소는 온열질환자 4,458명 기준으로 실외 작업장(1245), 길가(600), 논/밭(495) 순이었다. 

     

    현재 기상청은 33℃ 이상인 상태가 2일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때 폭염주의보를 발표하며,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예상할 때는 폭염경보를 알린다. 기상청은 ‘이러한 특보가 발표되면 도시와 농촌 그리고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악기상에 의한 재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에 채여라 선임연구위원은 “밭농사를 짓거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일 년 내내 밭일을 하거나 생계 때문에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일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꼬집었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현재 ‘기온’만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날리고 있지만, 폭염 영향은 지역, 연령, 소득, 직업, 공간 특성에 따른 온도와 영향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폭염은 사회·경제·환경 여건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온열질환자 발병률 상위지역(2013~2015)을 보면, 농촌은 남해(42.6건), 임실(31.4건), 신안(26건) 순으로 많았다. 도시는 광양(10.6건), 당진(8.9건), 군산(5건) 순으로 많았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농촌인 남해와 임실은 인구는 적지만 노령인구가 많고 농어업 종사자가 많다”고 소개했다. 남해군은 4만 6,685명 중 노령인구가 33%, 농어업 종사자가 43%를 차지하며, 임실군은 2만 9,753명 중 노령인구가 31%, 농어업 종사자는 35%에 달했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마다 온도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며 광양과 대구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다른 지역보다 지나치게 더운 곳으로 유명한 대구는 우스갯소리로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로 불리지만, 일평균 최고기온이 약 29도일 때 온열질환자 발병률은 2.2건에 머물 뿐이었다. 하지만 광양은 일평균 최고기온이 약 27도에도 온열질환자 발병률이 10.6건에 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는 너무 덥다는 걸 모두 알기에 지자체 차원에서 열심히 대비하고 시민도 준비하기 때문”이며 “반면, 광양은 제철, 조선 등 열에 노출되는 제조업 근로자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40도 이상이 일상이 되고,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50% 가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여기에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령대별 온열질환 발병 패턴 분석 결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임계기온이 낮아지고 발병률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임계기온이 비슷하더라도 소득이 적을수록 온열질환 발병률이 높다고 밝혔다.

     

    직업군별 발병률(2009~2015) 조사에서도 야외노동자의 온열질환 발병률은 높게 드러났다. 전기∙가스∙수도사업 관련 야외노동자(6.4건), 농림어업(5.4건), 광업(3.7건), 제조업(3.3건)은 높게 조사된 반면,  교육서비스업(1.1건), 숙박 및 음식점업(0.3건)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기상청에서 정한 폭염주의 온도(33℃)에 미치지 않고 폭염일 수가 적음에도 65세 이상 노령인구, 저소득층 1인 가구, 야외노동 종사자 비율이 높은 지역은 온열질환 사망률이 높았다.”라며 “2018년 개인적 차원의 대응에 한계를 인정해 국가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폭염의 영향은 기온뿐 아니라 연령, 직업, 소득 등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단순히 기온 중심이 아닌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보라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 내과전문의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린 50~60대 노동자, 온열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 그러나 폭염 대책은 거꾸로

     

    이보라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 내과전문의도 “폭염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로는 생물학적인 이유뿐 아니라 사회적 원인도 있다”고 강조하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작년 5월 20일부터 8월 1일까지 조사한 온열질환자 발생 통계(전체 2,549명)를 소개했다.

     

    그는 “장소별 온열질환자 발생통계를 살펴보니 실외에서는 작업장(706명)이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50~59세(533명), 직업별로는 기타(960명)와 무직(504명)이 가장 많았다”라며 “이는 일자리가 불안정한 50~60대 사람들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상황이 온열질환 발생으로 연결되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노동자를 위한 폭염 대책이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창식 민주노총 현장조합원팀장은 “2019년 6월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대책’은 폭염 시간대에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하는 기준을 지난해 35도인 것을 올해 38도로 올렸다”라며 “고용노동부는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우리 건설노동자들처럼 한창 더울 시간에 옥외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힐난했다.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 폭염 때 ‘야외활동 자제하라’는 정부, 그러나 주거취약계층에겐 무용지물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정부에서 내놓은 폭염대응매뉴얼과 기존의 폭염대책들이 주거취약계층에게 사실상 아무 의미가 되지 못한다며 ‘주거 중심’의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거취약계층은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홈리스와 같이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 시설 이용자, 쪽방·고시원 등 주거 적절성이 상당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애숙 활동가는 “폭염시 날아오는 긴급재난 문자를 보면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주거취약계층은 들어갈 실내가 없고, 들어간 실내가 외부보다 더운 경우가 있다”라며 갈 곳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성균관대 사회의학교실이 2010년 7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2주일 동안 서울 돈의동 쪽방촌 홀몸노인 19가구를 대상으로 한 폭염 노출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사는 방 안의 실내온도는 평균 31.5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 바깥 기온인 28.3도보다 3.2도 높은 수치다. 윤 활동가는 그 이유로 “단열과 통풍이 잘되지 않는 낡은 집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거리 홈리스의 경우에는 뜨거운 지열과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 낮 시간을 버틸 수밖에 없다. 윤 활동가는 “홈리스가 실내 공간을 찾아 역사 등에 들어가려 하면 출입을 통제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역과 같이 노숙인종합지원시설이 있는 경우에는 응급 대피시설이 있기도 하나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이용할 수 있는 인원 또한 제한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주거취약계층 대상으로 내놓은 폭염대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작년에 폭염이 한창이던 8월 7일 동자동 9-19번지 쪽방 건물 1층에 ‘돌다릿골 빨래터(아래 빨래터)’를 설치해 주민들이 이불 빨래하고 나면 압축팩에 담아서 좁은 쪽방 안에 있는 짐을 줄여 실내 온도를 낮추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윤 활동가는 “어이없게도 그 건물은 세탁기가 돌아가면 흔들려서 결국 빨래터를 다른 건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주거가 취약해서 일어나는 문제를 서울시가 땜질식 대처로 덮으려다가 실패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시민협력과의 ‘하절기 냉방바우처’도 쓰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하절기 냉방바우처는 가구원 기준에 적합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가구원 수에 따라 8천 원 내외의 전기요금을 바우처로 지급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서도 윤 활동가는 “에너지 바우처는 계량기가 개별로 분리되어있는 가구만 쓸 수 있다. 쪽방과 고시원 사는 사람들은 분리된 계량기를 쓰지 못하고 있어 언감생심”이라고 비판했다.

     

    윤 활동가는 “통풍이 잘되지 않는 곳에서 선풍기가 냉방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여름철 카페 이용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 결국, 이들은 옷을 벗은 채 누워 지내는 방법밖에는 별도리가 없다”라며 “주거취약계층의 폭염문제는 주거로 생기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개조로 주택환경개선이 가능하다면 주택수리를 지원하는 게 당장 비용이 많이 들어도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창문 설치와 단열만 제대로 할 수 있어도 실내온도는 굉장한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임시주거지나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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